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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빛나는 디지털 노마드 생활기
독서일기의 순서가 뒤죽박죽이라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나 스스로에게는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백화점, 한강 작가의 노랑무늬영원과 양귀자 작가의 모순까지, 내가 지금 읽고 있는 모든 소설들은 결국 한 가지 질문을 내게 하고 있다.어떻게 살 것인가.그래서 생각해본다. 어떻게 살고 있나, 어떻게 살고 싶은가, 그래서 나의 선택은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고 우리는. 우주 안에 먼지 같은 이 인생의 소명을 찾는 이도, 영화 같이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며 사는 이도, 모두가 고민할 그 질문. 주인공의 선택에 있는 모순과 그의 어머니의 인생에도 있는 모순이 나의 삶에는 어느 부분에 있나.
지하철에서 마지막을 읽으며 울음을 꾹 참아야했던 이야기. 그러다가 갈아타기위해 내려야했던 역을 지나쳐버렸다.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뇌에 이상이 있어서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의 자라남. 감각은 있지만 감정은 없다는 것. 세상의 시선과 엄마와 할머니와 도라와 곤이와 윤교수, 심박사까지. 아니 철사형과 거짓말을 한 아이와 퇴직을 앞둔 국어선생님까지. 이름 없지만 이야기 속에 있었던 사람들, 우리의 모습이기도 한 그이들. 이야기의 모든 인물들 하나하나의 이유가 있거나 이유가 궁금해지거나 이유를 막론하고 반성하도록 하거나 하는 등의 감정을 일으키는 힘은 있는 이야기. 자란다. 우리는 자란다.
처음으로 읽는 한강 작가의 책이다. 나는 이게 비교적 짧은 이야기들의 모음인 소설집이라는 것을 모르고 시작을 했는데, 스무 장 서른 장 정도의 짧은 이야기의 전달을 실감하고 있다. 그의 장편은 아직 읽어보지도 못했는데, 이 소설집에 실린 이야기들은 쓴지가 십년도 더 되었는데, 한강 작가는 추천하기를 자신의 가장 최신작부터 읽으라고 했다던데, 그런데도 이 이야기들은 참. 십년도 더 전에 이 이야기를 쓸 수 있었기 때문에 노벨문학상을 받을 글들을 쓸 수 있는 거였구나. 한국에 돌아와서 내가 시작한 책은 정세랑 작가의 시선으로부터였고, 그 다음으로 읽은 책은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백화점이었다. 시선으로부터는 그 이야기의 소재나 톤에 있어서 중간 어드메 쯤이라고 느꼈다. 달러구트 꿈백화점은 그보다는 밝은 이..
한국으로 돌아와 손에 쥔 첫 번째 책은 정세랑 작가의 였다. 나는 이 책이 내 한국어에 대한 갈증에 대한 첫 번째 응답이었음이 참 감사하다. 너무나도 귀한 책이었다. 한 켠 한 켠 문장들 사이로 멈춰야할 신호들을 많이 발견했다. 내 책이 아니고 동생 책이었어서, 나는 밑줄도 긋지 않고, 메모지 하나도 붙이지 않았는데 크게 아쉽지가 않았다. 다시 읽을 책이라서. 다시 읽어도 좋을 책이라서. 나중에 새로 그을 밑줄과 메모지들을 비교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밑줄과 메모지를 이유로 들어서라도 다시 읽고 싶어질 책이다.심시선의 삶과, 그의 자녀들과 또 그 자녀들에게까지 닿아있는 시선씨와 시선씨의 시선(視線)까지. 말놀음에도 무릎을 탁 치고, 심시선의 삶의 선택들과 단어의 선택들에도 무릎을 탁 친다. 다시 읽을 때에는..
작년에 야심있게 12월부터 일주일에 한 권을 읽어서 일년에 쉰 두권을 읽겠다고 했는데. 한 달도 못 간 듯 하다. 원서를 그 정도로 읽으려면 시간을 훨씬 더 쏟아야하는데, 원서를 읽을 때의 나의 집중력과 관심은 널뛰기를 하는 것인지, 한 책을 진득하게 읽기가 어려웠다. 유월에 한국 컨텐츠를 흠뻑 소비하고 칠월에는 우리말로 책 초안을 써냈다. 그리고 나니 한국에 돌아오면서 우리말로 쓰여진 책들에 대한 갈증이 폭발하는게 느껴지는 것 아닌가. 12월 13일부터 오늘까지 4권의 책을 읽었다. 그러고 나니 다시 쉰 두권을 도전하기를 다짐하면서 떠올리기로는 원서도 읽기는 하겠지마는, 우리말 책들로 쉰 두권의 대부분을 채울 수도 있겠구나 싶다. 대신에 책을 읽으면서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다이어리에는 그 날 읽은 내..

2023년에서 2024년을 시작할 때, 나는 스페인에 있었다. 친구와 강아지 한 마리, 고양이 두 마리를 함께 돌보면서 조용하고도 느린 시간을 보냈다. 하루는 해변에서 돌을 주워와 정화수를 떠다놓은 것처럼 그릇에 물을 담고 두 손을 모으며 마음도 함께 모았다. 마음의 슬픔 한 개를 돌 하나에 옮겨 담고 그 돌을 물 속으로 떨어뜨렸다. 그렇게 마음의 슬픔을 흘려보내고 나서, 친구와 나는 2024년의 열두 달을 위한 오라클 카드 열두 장을 각각 뽑았다. 그리고 2024년에서 2025년을 맞으면서는 12월의 한국에 내가 그 카드들을 되돌아보고 있다. 올해의 회고. 지난 1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카드들을 떠올리며 필름을 다시 되돌려봤다. 카드와 연결이 쉽게 느껴지는 달도, 여전히 물음표로 남은 달도 있다. 정리하..

디지털노마드 생활을 하면서 특히나 유럽과 미국 지역에서 내가 주기적으로 일정 체크를 했던 것이 있다. 1.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리사이틀, 2. 조 히사이시의 스튜디오 지브리 콘서트. 생각보다 일정이 잘 맞지가 않았다. 같은 나라이기만 해도 가려고 해볼텐데. 나는 디지털노마드 생활을 하면서 에어비앤비 등의 개인숙소에서 지내는 것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디지털노마드들이 모이는 코리빙들, 그중에서도 친구들이나 나의 검증이 이미 완료된 곳을 찾아다니거나 친구들하고 아예 집을 같이 빌리는 식으로 머물 곳을 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거기에 도시도 안 좋아한다. 시골만 찾아다니다보니 유럽이나 미국 대도시에서 주로 활동하는 조성진님의 연주회와 일정이 맞으려면 교통편과 숙소를 따로 알아보는게 상당한 일이었지. 4..

대화를 하면서 우리가 진심으로 서로를 느끼는 경우가 몇이나 될까. 나는 상대방의 포인트를 이해하고 충분히 느끼고 있다, 공감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많은 경우에 우리는 상대방의 말을 해석(interpret)한다.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렌즈로. 내 관점에서 그 말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내가 보고싶은 것을 본다. 내가 말을 할 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나는 상대방이 싫어할 만한 모습들은 감추고, 사회적으로 환영받을 만한 것들, 또는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을 보여주고 그것을 이해받고 싶어한다. 서로 이해하고 상대방을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나 스스로도 나를 잘 모르는 때가 많은데, 정말 진심으로 교감한다는 것이 가능한가? 상대방에게 '내 말이 그 말이 아니잖아', '아니 그게 아니고'하고 왜 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