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빛나는 디지털 노마드 생활기

The Woman In Me by Britney Spears 본문

Reading Life Book Club 인생을 읽는 북클럽

The Woman In Me by Britney Spears

슬로우마드 이미써니🌞 2023. 12. 30. 07:51

나는 유명인의 자서전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누구나 다 다른 삶을 산다고 하지만 나와는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사는 유명인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그들이 직접 선택한 단어로 읽어내는 것은 소설로 새로운 관점을 경험하는 것과는 굉장히 다른 경험이다. 오히려 더 소설같은 때도 있으니까. 처음 읽은 유명인의 자서전은 데미무어의 책이었는데 굉장히 인상이 깊었고 작년에는 윌스미스의 자서전을 북클럽 회원들과 함께 읽었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그 둘의 이야기와는 읽은 후의 감상이 굉장히 달랐는데, 그녀의 이야기가 다른 두 사람과 비교하였을 때 너무나도 날 것(raw)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친근한 이름이고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그녀의 삶이 왜 지금의 위치에 있고 그녀 스스로는 그 삶을 어떻게 조망하고 있는지를 우리는 단 한 번도 큰 그림으로 봐왔던 적이 없었음을,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알게 된다. 사실 그녀 뿐 아니라 어느 연예인이라도 마찬가지다.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도 보려고 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것. 삶의 큰 그림이 아닌 우리는 작은 조각들만을 본다. 그녀 스스로도 자신을 조각보다 전체로 볼, 그럴 기회가 충분히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그녀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려 애쓰고 있다, 조각들을 맞춰보고 있다는 생각이 멈추지 않는 것은, 그녀의 표현에 반복적인 부분이 많고, 이는 나에게 이제금 한 관점으로 전체를 비추는 작업이 막 어느 정도 진행되어서 그 부분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이 나왔구나 하는 느낌이 들게하기 때문이다. 유행에 민감한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책이라는 것은 그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이밍이 중요해서 아직 충분히 숙성되지 않았더라도, '너무 늦기 전에 그녀의 이야기를 그녀의 목소리로 세상과 공유하는 것이 그녀에게 중요했겠구나' 하는 이해가 책을 다 읽고 나니 된다.  

그래도 나는 이 책이 참 아쉽다. 지금의 책이, 그녀의 삶의 이야기가 나에게 불만족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그녀의 스토리가 부족해서는 아니다. 정말 어려운 인생을 살았구나 하는 것은 명확하다. 하지만 그녀의 너무나도 날 것으로 느껴지는 그 이야기가 그 날 것의 정도에 비해 전달력이 많이 약하다. 아직도 그녀가 스스로를 돌아보는 그 과정에서 초입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하는데, 나중에 시간이 더 지나서 다시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자서전을 다시 쓰게 된다면 그 때에는 전달력이 더 낫지 않을까. 아니면 윌스미스처럼 전문 작가와 작업을 했으면 전달력이 달랐을까. (윌스미스는 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ck 의 저자인 마크 맨슨과 자서전을 함께 썼다.) 스토리텔링이라는 것은 강력해서 같은 이야기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와닿는 부분과 강도가 다른 것인데,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타이틀인 The Woman 이라는 부분이 나는 특히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오디오북도 다른 배우들은 직접 녹음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꾸 비교를 해서 미안하지만 윌스미스는 오디오북에서 직접 랩도 하고 연기도 하고 노래도 부른다.) 브리트니의 경우에는 다른 배우가 녹음을 했다. 다른 아쉬운 부분이다. 

우리가 몰랐던 너무나도 아프고 힘든 삶을 산 그녀의 이야기가 우리말로는 어떻게 번역될지 충분히 공감받을 수 있을지. 앞으로는 그녀에게 행복한 순간이 더 많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