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빛나는 디지털 노마드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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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노생활연재기 2022.5부터!

부록 1. 한국 생활 정리는 이렇게 하세요

슬로우마드 이미써니🌞 2023. 7. 28. 22:48

한국을 장기로 떠나 외국에서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한국을 떠날 준비를 차근차근 해야겠지만, 막상 그걸 어떻게 하는 거냐고 묻는다면 '어 글쎄요' 하고 대답할 사람이 많을 터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한국을 떠날 준비, 이렇게 하세요! 목록으로 쭈욱 나열한 것들을 하나하나 해나가다 보면 지금까지의 한국생활도 정리되고, 외국으로 떠날 준비도 마무리가 될 것이다. 

1. 주거지 정리

정리하는 데에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부터 정리를 해야 '아 이것만 해결되면 떠날 수 있는데 자꾸 이렇게 미뤄지네'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지금 현재 거주지가 월세인가, 전세인가? 나는 바로 방을 뺄 수 있는가? 계약기간이 얼마나 남았나? 자가면 세를 주고 떠날 것인가? 관리는 누가 할 것인가?

나는 내 이름으로 된 작은 원룸이 있는데 이미 몇년 전부터 동생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관리할 사람이 필요하거나 세를 줄 필요는 없었다. 외국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좁은 공간에 답답증을 많이 느꼈던 터라, 한국에 들어와서도 가능하면 부모님 댁에서 지냈고 상대적으로 떠나기 위한 주거지 정리가 쉬웠다. 

하지만 월세나 전세 계약을 맺고 있는 상태라면 지내고 있는 집을 정리해서 모든 금전적인 부분이 해결될 때까지 한국을 떠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외국에 막상 나왔는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하는 등의 상황이 생기면 곤란하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집주인에게 연락해 내놓고 짐정리를 시작하자. 집이 나가고 금전관계가 모두 정리된 후에도 한국에 일정 기간을 머물러야 한다면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한국 내에서 단기 숙소를 알아보거나, 돈을 아끼기 위해 친구 집에서 신세지기, 부모님 댁에서 캥거루 생활하기 등을 시도하면 된다. 

2. 짐 정리

외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짐정리가 편리한데, 짐을 모두 정리해서 상자에 넣은 후에 창고에 보관하면 되기 때문이다. 창고를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곳들이 많아서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창고를 빌리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나 내가 비싼 가구를 헐값에 넘기기가 싫고 언젠가는 다시 돌아와서 정착을 할 것이라면 내 물건들을 굳이 팔 필요는 없지 않은가? 대신에 한데 모아 보관하는 것이 더 간단하다. 창고 사이즈도 크다. 

하지만 땅덩이가 작은 우리나라인 것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 우리나라에도 창고보관 서비스들이 있기는 하다. 편안창고, 다락 등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창고 보관 서비스들이 사이즈별로 있기는 한데, 외국과 비교해보면 보관 공간의 퀄리티는 훨씬 좋아보이고, 크기는 작아보인다. 혼자의 짐인데 처분하는 대신 보관하기를 선택한다면 이 옵션이 괜찮겠지만, 2인 이상의 가구라면 어려울 수 있다. 또 사실 이렇게 짐 정리를 한 번 해서 물건 정리를 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 물건과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구분하고 생활 어딘가에 막혀있는 부분을 뚫기에도 좋다.  

보관이 아닌 처분을 선택한다면, 가구, 옷, 식기구 등을 차례차례 살펴보고 당근마켓에 내놓기 시작하면 된다. 적당한 가격, 아니면 빨리 처분하기 위해 시장보다 조금은 더 저렴한 가격으로 내놓으면서 처분을 시작하자. 기부에 뜻이 있다면 아름다운 가게에 문의하자. 옷의 경우 해외로 나가면서 가져가야할 옷을 제외하고 정리를 하는 것인데, 이 때 조금의 아쉬움이라도 남기게 되면 옷을 정리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 처음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갈 때, 나는 짐을 40kg를 싸들고 갔다. 절대 쇼핑에 돈을 쓰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이러지 마시라. 가장 가볍게 다녔을 적에는 노트북 가방 따로 없이 15-20kg 배낭 하나였다. (이 당시 1인용 텐트와 요가매트, 마사지 기구를 달고 다녔다.) 지금은 23kg 여행가방과 5-8kg 의 컴퓨터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짐싸기 편에서 자세하게 다뤄보도록 하겠다. 

차가 있다면 파시라. 친한 가족이 내가 나가있는 동안 대신 몰아도 된다면 넘겨주고 오는 것도 방법이지만 보험처리 등 각별히 신경을 쓰도록 하자. 

3. 자동이체 정리

물건들 정리가 어느 정도 되었다면 이제 카드, 은행과의 정리를 시작할 차례다. 매달 자동이체가 되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외국에 나가있어도 문제가 없을지, 해지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자동이체 중에서 정리해야하는 것이 외국에 나와있는 동안 필요가 없는 서비스이다. 실비보험이 좋은 예인데, 외국에 장기간 체류하는 경우 실비보험 납부를 정지하거나 나중에 납부한 금액을 돌려받도록 청구하는 것도 가능하니 확인해보자. 모든 실비보험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입시기와 내역을 확인해보시라. 이외에도 차와 핸드폰의 할부금부터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자동이체 등등 빠뜨리지 말고 다 챙기자. 핸드폰 약정할부금의 경우, 나는 출국시점에 할부금이 2회차가 남아있어서 남은 회차분을 한 번에 내고 서비스를 해지했다. 

4. 핸드폰 정리

위의 자동이체 정리에서 할부금 관련 내용을 잠깐 이야기했는데, 이는 2014년이고 이후로는 핸드폰을 할부로 구매한 적이 없다. 항상 일시불로 구매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할부로 핸드폰을 사지 않으니 서비스는 메인 통신사일 필요가 없어서 알뜰폰 서비스로 지냈다. 외국에 나가 있어도 핸드폰 인증이 필요한 경우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한국 핸드폰을 살려두는 것이 좋은데, 매달 나가는 비용을 생각해서 저렴한 알뜰폰 서비스로 변경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나는 현재 한달에 1890원의 서비스 비용을 내고 있다. 핸드폰을 일시정지를 하게 되면 번호 유지는 할 수 있지만 문자를 받을 수가 없기 때문에 인증 이용을 할 수 없다. 가장 저렴한 서비스를 찾아서 가입하자. 해외에서 6개월 미만으로 지내고 한국에 돌아올 예정이라면 여러 가지 혜택으로 0원에서 990원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도 있다. 

여기에 추가로 해외로 나갔을 때의 유심을 대비해 e-sim을 구매하거나 해당 국가의 sim카드를 미리 사가는 것이 가능하다. 나는 sim카드를 미리 사는 것은 그닥 추천하지는 않는 편이다. 한 국가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느냐에 따라서 현지에서 sim카드를 사는 것이 나을 때가 있고, 이동을 많이 하더라도 어느 대륙이냐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고려할 사항이 많다는 뜻.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유럽 내에서 길게 하려고 생각한다면 e-sim을 장기로 사용하거나 e-sim을 단기로 쓰고 현지에서 sim카드를 사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vodafone 서비스의 경우 유럽 내 어디에서 있든지 간에 처음 구매한 국가의 플랜으로 계속 갱신해서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프리카나 남미, 다른 아시아 국가들을 다니는 경우에는 각 나라별로 계속해서 sim카드를 구매해야하는데, 한 달 이상 머무르는 경우라면 추천한다. 하지만 짧게 1-2주 정도 머무는 것이라면 e-sim 으로 지내는 것이 덜 번거롭다. 

5. 보험 정리

여행자 보험은 최대 1년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외국에 있을 기간을 고려(6개월-1년)하여 가입하고 만료되기 전에 갱신하는 방식으로 보험을 길게 유지할 수 있다. 외국 보험회사들은 디지털 노마드를 전문으로 하는 곳들도 있는데, 간혹 한국국적을 받지 않는 곳이 있어 자격요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장기여행자보험으로 검색하면 우리나라 보험들 중에 가입할 수 있는 것들이 상당수 뜬다. (트래블로버, 마이뱅크 등) 각자 커버하는 금액들을 비교하여 가입하면 되고, 나는 기존의 실비보험이 외국에서 진료를 받은 것도 50% 보상을 해주기 때문에 가장 싼 것으로 가입했다. 35살 기준 1년에 대략 30만원 초반대로 금액을 예상하시라. 

6. 카드 발급

반드시 챙겨야 하는 것이 외국에서 쓰기 유용한 카드이다. 일단 입출금카드를 만들자. 한국에서 쓰던 입출금카드도 물론 외국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이미 외국 사용 시 혜택을 주게 되어있는 카드들이 많은데 굳이 기존 카드를 들고갈 이유가 무언가. 기존에 갖고 있던 카드는 비상용으로 놔두고, 트래블월렛, 하나 비바카드, 트래블로그 등 다양한 카드들을 비교해보고 선택하여 해외 입출금 전용카드를 최소 한 개 이상은 발급하자. 

이 외에도 해외에서 사용시에 마일리지를 두배로 적립해주는 카드나 포인트 적립이 큰 카드 등을 발급받으면 좋다. 나는 현대 그린카드와 현대 대한항공카드030을 사용하고 있으며, 자세한 내용은 https://threejobnomad.tistory.com/20 에 적어놓았다. 

7. 여권 체크 

해외에 나갈 때에 가장 중요한 여권! 반드시 유효일자를 확인해보고 넉넉하게 남지 않은 경우라면 재발급을 받자. 남은 페이지가 없다면 그것도 문제다. 마찬가지로 재발급을 받자. 여권 발급 비용은 10년짜리 58면이 53,000원이다. 가까운 시청/구청에 가면 여권과를 찾을 수 있다. 

8. 비상연락처 설정하기

해외에 나가면 나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연락을 받을 사람을 기재할 경우가 생긴다. 미리 그 사람에게 비상연락처로 그 사람을 적고 있음을 알리자. 부모님이 될수도, 형제가 될 수도 있다. 나는 전화를 가장 잘 받을 수 있는 사람, 그리고 영어가 되도록이면 되는 사람을 적는다. 

위의 8가지를 모두 했다면 한국 생활 정리는 일단락된 셈이다. 나갈 짐을 어떻게 쌀지는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