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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빛나는 디지털 노마드 생활기
한국인 디지털 노마드의 기록들을 인터넷에서 찾기 힘든 이유 본문
한국인 디지털 노마드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다고 막상 그들이 누구인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떤 노마드 생활을 했는가를 찾아보려고 하면 생각보다 기록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있긴 한데, 인터넷상에는 드러나지 않는 그들 (나 포함ㅋㅋ) 과연 어디에 있는가? 왜 인터넷에서 찾기가 힘든가?
나는 사실 한국이 피곤하고 마주치기 싫어서 + 새로운 환경과 내 가까운 친구들은 거의 다 외국에 있기 때문에 + 역마살이라는 사주와 (실제로 나한테 있는지는 확인안됨) 운명, 이외 기타 등등의 이유로 디지털 노마드의 생활을 하고 있고 코로나 전후로 대략 2년 정도를 이렇게 채웠다. 한국이 피곤하고 마주치기 싫다는 이유로 굳이 한국인 디지털 노마드를 찾아보려는 노력은 크게 하지 않았는데 슬금슬금 내 인스타그램 피드에 뜨기 시작하는 분들이 있어서 팔로우를 시작했고, 오늘 한 분이 질문을 남겼다. 왜 블로그/인스타 기록을 안하냐고. 다들 비슷한 대답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
1) 현생이 바빠서 - 일이 되었든, 지금 살고 있는 경험과 시간들을 현재로 느끼려면 블로그와 인스타는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는 이유이든
2) 완벽하게 잘하고 싶어서
나는 첫번째 이유인데, 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친구들로부터 지금의 생활에 대한 팟캐스트, 블로그 등의 추천을 많이 받았었다. 공유해달라고, 너의 깨달음이나 생활에서 느끼는 점들을 나눠달라고. 물론 그게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닌데, 지금 현재의 순간을 너무 소중하게 살고 있다보니, 그 현재의 순간에 함께 하는 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너무 좋아서, 다른 방향으로 이 시간을 쓰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24시간이 정말 모자란다. 적어도 내가 코리빙에서 지낼 때는 그렇다.
아침에 일어나서 나는 일기를 쓰고 책을 읽고, 그러다 보면 하나둘씩 침대에서 나와 인사를 하는 친구들이 생기고 그럼 같이 차를 간단히 마시거나 아니면 눈인사만 나누고 각자 자기 자리를 잡거나, 그러다가 아침 오트밀을 만들어서 한 사발 들고오는 친구가 있으면 한입 얻어먹고 포옹으로 또는 뽀뽀로 온기를 나누고(참고로 나는 허그, 뽀뽀귀신이다... 아무한테나는 안그러고 아주 친한 친구들 몇몇에게만), 각자 업무를 시작하고, 오전에 일하기 싫은 친구들은 등산이나 클라이밍, 비아 페라타를 갔다오기도 하고, 나는 한두시간 일을 하고 나서 혼자 또는 친구와 운동하고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최근에는 아크로요가를 시작했는데 매일매일 성취감이 크다. 꼭 폴을 처음 배웠을 때와 비슷한 느낌인데, 다만 혼자하는 것이 아니고 파트너와 함께 해나가는 그 느낌이 특별하다. 오후에는 거의 대부분이 일을 하고 늦은 오후가 되면 하나둘씩 일을 정리하는 애들이 생기고, 오후 운동을 하거나 시간대가 저녁에 일을 해야해서 업무를 이때 시작하는 애들도 있고. 부엌에서 모여서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이야기도 나누고, 가끔은 정말 뜬금없이 이야기가 심오하거나 코미디로 흐를 때도 있다. 이 모든 나눔이 나에게는 너무 소중하고, 그렇게 느껴서인지 하루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지만 한달의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흐른다.
킴제이님의 질문을 따라, 오늘부터 삼십분의 시간을 내서 블로그를 조금이라도 쓰자 하고 업무를 마치고 난 후에 운동을 바로 하러 가지 않고 앉아있는데, 지금도 친구들이 운동을 하고 있는 그곳에 얼른 껴서 같이 땀흘리고 싶다.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아니면 또 으악 소리를 내면서 같이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참 값지다. (나는 참고로 E 가 아니고 I 인데, 아침에 혼자서 보내는 2-3시간이 있기 때문에 하루를 잘 보낸다.)
그래서 디지털 노마드의 기록을 남기는 것이 참 어렵다. 그래도 오늘부터 해봐야지. 4월부터 지내온 이곳에서의 사진도 남겨본다.
집에서 30초 떨어진 곳, 우리들의 가장 가까운 피크닉 스팟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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