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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iving Chapter 2. Social events + 코리빙에서의 사귐

슬로우마드 이미써니🌞 2022. 8. 24. 06:36

썬앤코에는 직업적 또는 비직업적 재능을 나누는 스킬쉐어 이벤트들 외에도 친목을 목적으로 하는 이벤트들도 많았다. 기본적으로

 

* 패밀리 미팅

* 패밀리 미팅 이후에 타파스를 같이 즐기거나

* 하우스 미팅

* 일주일에 한 번 있는 패밀리디너 - 같이 요리하면서 이런 저런 관심사를 나누게 된다.

 

꼭 정해진 모임외에도 혼자서 무언가를 하기가 싫어서 함께할 사람을 찾는다면, 수시로 단체 톡방에 물어보거나 복도에서 방에서 마주칠때 얘기를 할 수 있으니 함께 할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식사를 같이 한다는 것은 영혼을 나누는 것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나 또한 같이 식사를 하면서 친구들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특히 제일 친하게 지낸 친구와는 헤어지기전에 절친데이트를 하자고 서로 시간을 맞추어 소중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코리빙에서의 사귐은 물론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내 경험상으로는 그저 그런 단순한 친목도모가 아니다. 어쩌다가 한 번 만나 한 두시간을 보내는 친구 관계에서야 친해지는 데에도 시간이 걸리고 사실 얼마든지 내가 원하는 모습만 보여주자고 작정하자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코리빙에서는 그게 굉장히 어렵다. 아무리 스케쥴이 다르고 할지라도 생활을 같은 공간 안에서 하게 되고, 이런 저런 소셜이벤트로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되기 때문에 나를 날 것 그대로 내놓게 되기 일쑤이다. 그래서 내 스스로를 내놓는 것, 남에게 보이는 것이 어려운 사람은 에너지를 굉장히 크게 소모하게 될 수 있다. 날 것이라고 말하기는 했지만 얼마만큼의 내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는 또 다른 문제라서 - 나를 솔직하게 보여는 주되 얼마만큼이나 보여줄 것인지는 다른 것이니까 - 내 스스로의 기준이 없거나 자기 에너지 관리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번아웃을 경험할 수 있다. 실제로 번아웃을 경험한 친구들이 여럿 있었기에.

코리빙 공간에서야 이런 점들이 매우 두드러지지만, 따지고보면 일반 생활에서도 적용되는 부분이 아닐까 한다. 나를 항상 날 것으로 백프로 다 남에게 내보이는 것은 그래서도 안되고 굉장히 위험하다. 그렇다고 반대로 나를 아예 드러내지 않는다면 진실한 인간관계를 맺기가 어렵겠지. 나만의 속도와 경계점을 찾아서 때로는 분명하게 때로는 유연하게 걸어가는 자세를 가지자.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묻는다면, 자기 공부를 필수적으로 하자고 말하고 싶은데, 이건 너무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으니 다른 포스팅에서 다루는 것으로)

그래서 어쨌든 결론적으로 나는 굉장히 느린 관계를 선호하는데, 상황이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 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니, 느린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코리빙을 찾게 되는 것이다. 썬앤코는 굉장히 즐겁고 재밌었는데 느린 곳은 확실히 아니었다. 내가 조금 더 긴 시간을 보냈다면 다를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썬앤코의 환경에서 한 달을 보내는 것은 느림을 경험하기 부족한 것으로 나는 결론지었다.

그럼 느린 곳을 찾았는지, 다른 코리빙은 더 빠르거나 더 느린 분위기인지, 느린 곳인건 어찌아는지 이런 질문이 있겠죠? 그건 다음 포스팅에서 …!